할머니, 할아버지께.
손주가 오면 반갑고, 가면 서운하시지요. 그런데 막상 마주 앉으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많습니다. “밥은 먹었니?”, “공부는 잘하니?” 하고 나면 대화가 뚝 끊기고, 손주는 휴대폰만 보고 있고요.
손주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싫어해서가 아닙니다. 아이들은 저마다 마음이 열리는 문이 달라요. 어떤 아이는 말을 걸어 주면 열리고, 어떤 아이는 같이 무언가를 만들 때 열리고, 어떤 아이는 그냥 옆에 가만히 있어 줄 때 열립니다.
그래서 열여섯 가지 성향별로 손주의 마음이 열리는 문을 적어 보았습니다. 어려운 말은 빼고, 바로 해 보실 수 있는 것만 담았어요. 손주의 유형을 모르시면 자녀분께 물어보시거나, 위에 있는 맞히기 테스트를 해 보셔도 좋습니다. 글씨가 작으면 휴대폰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벌려 크게 보세요.
INTJ · 멀리 보는 설계자
이런 손주예요. 어른스럽고 혼자 생각이 많아요. 관심 있는 분야에는 어른보다 더 많이 알기도 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“요즘 뭐에 빠져 있니? 할머니한테 좀 가르쳐 줄래?” 하고 물어봐 주세요. 가르쳐 드리는 걸 아주 좋아해요. 잘 몰라도 진지하게 들어 주시면 그게 최고의 칭찬입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애가 왜 이렇게 웃지를 않니?” 표정이 적을 뿐, 할머니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마음은 깊어요.
INTP · 질문을 수집하는 탐구자
이런 손주예요. 궁금한 게 많고, 엉뚱한 질문을 잘해요. 혼자 책이나 게임에 푹 빠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세요. “할아버지 어릴 때는 텔레비전이 동네에 한 대뿐이었다”처럼 지금과 다른 이야기를 무척 신기해해요. 질문이 이어지면 대답을 몰라도 “그거 참 좋은 질문이네” 해 주시면 됩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쓸데없는 거 묻지 말고.” 질문을 막으면 다음부터 말을 안 걸어요.
ENTJ · 판을 짜는 지휘자
이런 손주예요. 씩씩하고 똑 부러져요. 무엇이든 자기가 앞장서서 정하고 싶어 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작은 일을 맡겨 주세요. “오늘 저녁 메뉴는 네가 정해라”, “할머니 장보기 대장 해 줄래?” 하고 역할을 주면 신이 나서 해냅니다. 해낸 뒤에 “역시 우리 대장이네” 한마디면 충분해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어린 게 어디서 어른한테.” 의견을 말하는 걸 버릇없다고 여기시면 마음이 멀어져요.
ENTP · 아이디어 불꽃놀이꾼
이런 손주예요. 말솜씨가 좋고 장난이 많아요. 어른 말에 “왜요?” 하고 되묻기도 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수수께끼나 내기를 해 보세요. “할아버지가 낸 문제 맞히면 아이스크림” 같은 놀이를 무척 좋아합니다. 말대꾸처럼 들려도 웃으며 받아 주시면 금세 할머니 할아버지 팬이 돼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말이 너무 많다.” 말이 많은 건 그만큼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해지고 싶다는 뜻이에요.
INFJ · 조용한 길잡이
이런 손주예요. 조용하고 속이 깊어요. 어른들 기분을 금방 알아채고 마음을 많이 씁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. 산책길이나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“요즘 마음은 어떠니?” 하고 물으시면, 엄마 아빠에게도 안 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해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다른 사촌과 비교하는 말. 겉으로는 웃어도 오래 마음에 남겨 둡니다.
INFP · 마음속 정원사
이런 손주예요. 마음이 여리고 상상력이 풍부해요. 그림 그리기, 이야기 지어내기를 좋아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손주가 그린 그림이나 만든 것을 냉장고에 붙여 두세요. 다음에 왔을 때 그걸 보면 “할머니가 내 그림을 아직 갖고 계시네” 하고 마음이 활짝 열립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그런 거 해서 뭐 하니.” 좋아하는 걸 무시당하면 크게 상처받아요.
ENFJ · 사람을 키우는 코치
이런 손주예요. 다정하고 사람을 잘 챙겨요. 할머니 할아버지 어깨를 주물러 드리겠다고 먼저 나서기도 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마세요. “네가 와서 할머니가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” 같은 말이 이 손주에게는 큰 선물이에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넌 네 거나 잘해.” 남을 챙기는 게 이 아이의 기쁨이라, 그 마음을 막으면 쓸쓸해해요.
ENFP · 설렘을 퍼뜨리는 탐험가
이런 손주예요. 밝고 호기심이 많아 하고 싶은 게 매일 바뀌어요. 웃음이 많고 표현이 커요.
이렇게 해 주세요. 새로운 경험을 같이 해 주세요. 시장 구경, 텃밭에서 상추 따기, 옛날 과자 사 먹기처럼 평소에 안 해 본 일이면 무엇이든 좋아합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진득하게 하나만 해라.” 이것저것 해 보는 게 이 아이가 자라는 방식이에요.
ISTJ · 약속을 지키는 기록관
이런 손주예요. 차분하고 약속을 잘 지켜요. 늘 하던 대로 하는 걸 편안해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“할머니 집에 오면 늘 하는 것”을 만들어 주세요. 도착하면 식혜 한 잔, 자기 전에 화투 한 판처럼요. 익숙한 순서가 이 아이에게는 사랑받는 느낌입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. 다른 곳에 데려가실 때는 미리 말해 주세요.
ISFJ · 곁을 지키는 보살핌꾼
이런 손주예요. 착하고 어른 말을 잘 들어요.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을 걱정해 주는 속 깊은 아이입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손주가 챙겨 준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. “지난번에 네가 사 준 양말 아직도 잘 신고 있다”는 말에 손주는 정말 행복해합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넌 착하니까 양보해라.” 늘 양보하는 아이라 이 말이 쌓이면 서운함이 됩니다.
ESTJ · 일이 되게 하는 현장 반장
이런 손주예요. 야무지고 규칙을 잘 지켜요. 옳고 그름이 분명해서 어른에게도 바른말을 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집안의 오래된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. 김치 담그는 순서, 못 박는 법, 화분 물 주는 요령처럼 “제대로 하는 법”을 배우는 걸 좋아해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애가 너무 깐깐하다.” 그 깐깐함이 나중에 큰 책임감이 됩니다.
ESFJ · 모두를 챙기는 분위기 담당
이런 손주예요. 붙임성이 좋고 친척 모임을 좋아해요.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길 바랍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세요. 엄마 아빠 어릴 적 이야기, 집안 어른들 이야기를 무척 재미있어해요. 사진첩을 같이 넘겨 보는 시간도 좋습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다른 가족 흉. 가족끼리 다투는 이야기를 들으면 손주 마음이 불편해져요.
ISTP · 손으로 푸는 해결사
이런 손주예요. 말이 적고 손재주가 좋아요. 고장 난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같이 무언가를 고치거나 만들어 보세요. “할아버지 라디오가 안 나오는데 한번 봐 줄래?” 하면 눈이 반짝입니다. 말을 많이 안 해도, 나란히 앉아 같이 손을 움직이는 시간이 이 아이에게는 깊은 대화예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말 좀 해 봐라.” 억지로 말을 시키면 더 조용해져요.
ISFP · 자기 색을 가진 감성가
이런 손주예요. 조용하고 다정해요. 꽃, 동물, 음식 맛처럼 작은 것에 감탄을 잘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할머니 음식 맛을 가르쳐 주세요. 같이 부침개를 부치거나 나물을 무치면서 “이건 이렇게 해야 맛있어” 하는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큰 소리로 혼내는 것. 소리에 민감해서 한번 놀라면 한동안 다가오지 않아요.
ESTP · 지금 바로 뛰어드는 승부사
이런 손주예요. 활발하고 겁이 없어요. 가만히 앉아 있는 걸 제일 힘들어합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밖으로 나가세요. 공원에서 공 차기, 동네 한 바퀴 자전거, 낚시처럼 몸을 쓰는 놀이를 함께하면 금세 단짝이 됩니다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얌전히 좀 있어라.” 그 대신 “할아버지랑 밖에 나가자”라고 해 주세요.
ESFP · 순간을 즐기는 무대 체질
이런 손주예요. 노래하고 춤추고, 어른들을 웃기는 걸 좋아해요. 집안의 작은 연예인입니다.
이렇게 해 주세요. 손뼉 치며 크게 웃어 주세요. 손주의 재롱을 휴대폰으로 찍어 두셨다가 다음에 같이 보면 아주 좋아합니다. 칭찬도 크게, 표현도 크게 해 주세요.
이 말은 아껴 주세요. “시끄럽다.” 웃기려는 건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에요.
어떤 손주에게나 통하는 세 가지
- 먼저 들어 주세요. 가르쳐 주시는 것보다 들어 주시는 것을 손주들은 더 오래 기억합니다.
- 휴대폰을 미워하지 마세요. “그거 뭐 보는 거니? 할머니도 보여 줘” 하고 옆에 앉으시면, 휴대폰이 대화의 다리가 됩니다.
- 손주 편이 되어 주세요. 엄마 아빠에게 혼난 날, 할머니 할아버지가 “그래도 우리 강아지가 최고다” 해 주시는 한마디가 손주에게는 평생의 힘이 됩니다.